US Litig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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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송 제도와 절차를 이해하기 위한 실무 정보

미국 소송조회수 4210

Due Process, 절차적 정의란 무엇인가?

Due Process ( 절차)


Due Process ( 프로세스), 미국 법대 1학년이 가장 먼저 배우는 개념이다. 네이버 사전에는 정당한 절차”라고 번역돼 있고, 혹자는 적법 절차”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영어 단어 때론 번역이 뜻이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프로세스가 바로 그런 단어 하나다. 정말로 중요한 그리고 깊은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인데 원어의 의미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그래서 죽은 단어가 버렸다.


올바른 번역을 위해 프로세스를 풀어본다. 네이버 가라사대 Due 라는 단어는 마땅히 주어져야 하는 것” 이라고 한다. Process 과정” 또는 절차”라고 한다. 자연스럽게 단어를 조합하면 마땅히 주어져야 하는 과정” 또는 절차” 된다. 여기서 필자 다시 한번 떨치고 일어나 통역으로서 30년, 변호사로서 20 내공으로 의역한다. “ 거쳐야 하는 절차”라고 의역한다. “꼭”이란 말은 건너 뛰면 된다는 말이다. “절차”라고 하는 말은 가야 하는 길이라는 뜻이다. “ 길은 지나가야 한다” 말이다.


법대 초년생에게 묵비권에 대한 교육을 때, Due Process 이야기를 한다. 예를 들어 살인 사건에서 피의자가 형사가 묻는 말에 순순히 범행 사실을 이야기하고, 흉기는 부엌칼이었으며, 부부 싸움 중에 화가 나서 찔렀다고 자백한다고 해도, 체포 당시에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있는 권리가 있다”라고 형사가 알려주지 않았다면 내용은 증거로 사용할 없다고 가르친다. Due Process 어겼기 때문이다. 여기서 Process 해당하는 행위는 묵비권이 있다고 고지하는 행위”다. 그리고 Due 해야 하는 말을 뜻한다. 결국 묵비권이 있다고 알려줘야만 한다는 뜻이다. 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는 것은 절차를 어겼다는 말이고, 이는 결국 피고인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하는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프로세스는 절차적 정의”라고 한다. 미국법에서 절차적 정의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법에선 절차가 올바르면 결과도 올바르다고 하는 개념이 통용된다. 역으로, 절차를 그르치면 결과도 온당치 못하다는 결론을 내릴 있겠다. 어떤 판결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가늠하는 잣대 하나는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가를 확인하는 것이다. 절차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면 판결은 이미 흠결이 있는 것이고, 흠결의 정도에 따라 판결을 뒤엎어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고스톱을 쳐도 프로세스라고 하는 것이 있다. 우선 화투장은 48장, 선이 화투장을 골고루 섞어서, 왼쪽에 있는 사람이 패를 뜨고, 바닥에 뿌리고, 오른쪽으로 장씩을 돌리고, 다시 뿌리고, 장씩 돌리고, 남은 화투를 중간에 놓으면서 게임이 진행된다. 순서는 시계 반대 방향. 사람씩 장씩 내고 장씩 뒤집으면서 게임은 진행된다. 여기서 순서를 바꾸면 정말 곤란하다. 고돌이 패가 떴다고 왼쪽에 앉은 선수가 먼저 버리면 된다. 고스톱 세계에선 기본권 침해다. 순서대로 치는 것은 Due Process 속한다. 물론 뜸 들이며 눈치보기, 발가락 문지르다 만지기, 여섯 장을 다섯 장처럼 보이게 까는 행위 등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지만 기본권 침해는 아니다. 따라야 하는 과정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역순으로 치는 것. 패가 불리하다고 담요를 엎어버리는 행위는 기본권 침해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엔 Due Process 있다. 때론 많은 사람들이 이건 아니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글을 쓰는 요즘 대한민국이 시끌벅적하다. 조희대, 지귀연 같은 이름이 이젠 많은 사람들이 아는 이름이 됐다. 강원도 도지사 이름은 몰라도, 판사 이름은 잘도 안다. 그만큼 한국인들의 이목이 법관들에게 집중돼 있다는 말이다. 안데르센 동화에 벌거벗은 임금님이 나온다. 벌거벗고 돌아다니면서 자기는 멋진 옷을 입었다고 우쭐대는 임금님. 판사는 자기의 법정에선 최고의 권위를 가진다. 자기만의 세상에서 임금님이다. 그런데, 그런 임금님의 벌거벗은 모습이 이제 온누리 드러났다. 이제까진 쉬쉬하면서 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던 법관들의 적나라한 모습이 드러난 것이다. 들은 이제까지 그랬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들의 짜고 치는 고스톱은 들통이 것이다. 패를 뜨면서 장을 미리 보고, 서로 가진 패를 알려주고, 번에 뒤집기까지 것이다. 불리해지니 담요를 덮으려고 했고, 이젠 순으로 친다. 기본권 침해다. Due Process 어긴 것이다.


법을 다루는 사람은 Due Process 지켜지는지 매의 눈을 가지고 봐야 한다. 순으로 치는지, 사람이 여덟 장을 가지고 치는지, 빼기를 하는지 지켜 봐야만 한다. 모든 권리가 그러하듯이 자기 권리는 자기가 지켜야 한다. 다른 이가 지켜주지 않는다. 타인의 선의를 바라지 않으며, 다만 법을 지킬 것을 바라고 감시해야 하는 것이다. 알았던 길이 이젠 가시밭 길이 됐다. 누구의 책임인가? 길이라고 말했던 사람들은 이제 말을 바꾼다. 설마 정도일 줄이야. 설마는 무슨 설마.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 몰랐다면 순진한 사람들이지. 순으로 치기 시작할 문제를 제기했어야지.


결과만 좋으면 과정이 삐뚤어져도 괜찮다고 말하면 된다. 조희대가 길을 깔아줬다면 훌륭한 법관이고, 그러지 아니했다면 나쁜 법관인가? 이상한 논리다. 프로세스를 지켜 절차를 따랐다면 좋은 법관이요, 절차를 무시했다면 나쁜 법관인 것이다.


삼천포로 빠졌다. 여하튼 절차적 정의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독자제현께 도움이 바란다. 아울러 자리를 빌려 어른 김장하 선생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2025년5월5일 임종범 변호사/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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