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중에 한측 대표가 십맨데이가 필요하다고 말하였다. "십맨데이"란 과연 무었을 뜻하는가? 짧은 순간이었지만 무척 곤혹스러운 대목이었다. Shipment day를 뜻하는 것일까 하고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대화 내용은 쉽멘트 하고는 관련이 없는 그런 내용이었다. Shipment date는 영어가 되지만, shipment day 라는 말은 아므리 생각해 봐도 콩글리쉬다.
어쩔수 없이 말씀하신 분에게 물어 보았다, "네?" 답변은 여전히 "십맨데이" 였다. 이번에는 더욱 큰소리로, 천천히 말씀하셨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었다. 통역이 먼저 이해를 못했는데, 그걸 제대로 통역할 재간이 있겠는가 만은, 어쩌겠는가. 이미 말씀은 하셨고, 미측은 통역을 기다리고 있는데. 에라 모르겠다, "Shipment date" 라고 통역을 해버렸다.
"What do you mean?"하고 이번에는 미측에서 반문을 한다. 정말, 한측의 발언은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한국사람들중에는 말을 잘 못하는 분들이 많다. 조리있게 말을 하는것은 고사하고 간단한 단어 몇개 조합하는것도 잘 못하는 사람이 많다. 미국에서 통역을 고용할 정도면 한국에서도 높은 자리에 있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정말 말하는것이 데데한다. 때로는 머리 끄댕이를 잡고 책상에 이마를 찌고 싶을 정도로 말 주변이 없는 분들이 계시다.
여하튼, 결과적으로, 그분의 말 뜻은 "10 man-days" 였다. 그러니까, 인력의 소요를 뜻하는 것이었다. 원래 질문은 "How long will it take?" 였고, 답변은 "Ten man-days." 였던 것이다. 십맨데이를 띄어서 "십 맨데이"로만 말씀하셨어도 아마 내가 이해할 수 있었을것 같은데. 십맨데이를 붙여서 책 읽듯이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알아 들을 길이 없었다. 긴 하루였다.
동시통역사/ 미국변호사 임종범 (James Yim Vi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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