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괴물은 Texas Marshall 을 왜 이렇게들 좋아할까?  도시로선 정말 볼품없고, 재미도 없고, 맛집 하나 없는데. 

Marshall 에 가면 텍사스 동부지법이 있고 Rodney Gilstrap 판사가 계시다. 길스트랩 판사는 그전에 계셨던 판사들께서도 그러하셨듯이 텍사스 동부지법을 통해 마셜 부흥을 꿈꾸고 계신다. 어쩌면 부흥은 아니더라도 쇠퇴하는 것을 막고자 하시는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마셜에서 아마 가장 큰 산업은 동부지법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곳에 별다른 것이 없다. 동네 커피점엔 나이 든 분들만 있다. 젊은이는 없다. 가끔 서빙하는 분이 40대 아줌마인 경우가 있다.  그분은 영계라고 제법 인기를 끈다. 

마셜에 있는 텍사스 동부지법(이하 마셜지법)은 미국 모든 특허 소송의 4분의1을 차지한다. 다시 한번 읽어보자. 4분의 1. 미국의 연방지법은 93개인데, 이곳 마셜에서 모든 특허 소송의 4분의 1이 일어난다. 특허 재판을 한 번 하면 변호사 십 여명, 법무 지원 (통역, 증인, 친지, 전문가 포함)  십 여명 등이 출연하며 호텔, 식당, 차량 등이 필요하다.  변호사(법무 지원 포함) 한 사람당 하루 $300을 쓴다고 할 때, 재판 한 번에 총 30명 출연한다면 하루 $9,000을 쓴다.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 하루 $10,000이라고 하자. 그리고, 재판이 열리기 전 대략 일주일 전부터 합숙 준비를 하니까, 재판 한 건당 대략 $120,000 경비 지출이 있다 (12일 x $10,000/일).  고로 연방지법은 마셜 경기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겠다. (2017년 통계다. 그 후로 Alan Albright 판사가 계시는 Western District of Texas, Waco Division 으로 쏠림이 있었다고 한다.  2022년 통계로 볼 때 텍사스 동,서부지법에 미국 특허소송의 3분의1이 일어난다. 참고로 텍사스엔 4개의 지법이 있다, 동/서/남/북부 지법.) 꼭 재판이 아니더라도, motions practice 에 따라 중간중간 변호사 출석이 요구되는 경우도 제법 많다.  이때도 호텔 빌려 잠자야하고 식당에서 밥 먹어야 한다.  아울러서, 그 외 인물들로 인해 재판장이 꽉 차는 경우도 종종있다. 미디아, 연구(검색) 기관, 전문지 등에서 나오는 경우. 

동부지법이 특허소송 인기몰이를 하기 전 이곳 마셜은 사방으로 펼쳐진 목화밭으로, 마셜 역은 대륙을 종횡으로 가르는 열차로 유명한 곳이었다.  이곳의 기차는 매일 사람들과 화물을 북쪽 시카고, 서쪽 로스 앤젤레스로 실어날랐다. 하지만, 이제 목화밭은 대체로 다 사라졌고, 그나마 화물 기차가 간간이 마셜 역에서 쉬었다 간다.  이곳의 folk singer 중 누군가는 "기차와 목화밭"이란 이름으로 노래 가사를 만들었을 듯도 한 그런 곳이다.  

마셜은 백인 45% 흑인 38% 그외 혼종이 10%이다. 아시안은 1%.  혼종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대략 히스패닉 또는 흑/백/황의 산물인 듯 한데, 여하튼 명확하진 않다.  마셜은 하나의 시에 불과하다. 마셜이 속한 군은 Harrison County라고 하는데, 카운티 차원에서 보면 대략 백인 69%, 흑인 20% 정도이다. 그외 히스패닉 및 혼종이 9%,  아시안 1% 등이 있다. (히스패닉 통계는 미국 내에서 불분명하기로 악명이 높다. 흑인도 아시안도 아닌데, 백인으로도 분류 안되는 매우 특이한 부류다. 히스패닉 중엔 그냥 겉보기엔 백인처럼 보이는 경우도 많다. 그런 사람은 백인으로도, 히스패닉(여자는 라티나, 남자는 라티노)으로도 분류 가능하다. 이런 분류는 자칭 타칭 엿장수 맘대로다. 2세를 넘어가면 이러한 분류는 정말 모호해진다.) 마셜의 인구 수는 22,594명 (2023년) 해리슨 카운티는 69,802명이다. 

각설하고, 마셜에서 배심재판을 하는 경우, 배심원들은 동부지법이 속한 43개 카운티에서 불러온다.  인구분포는 정확하진 않지만, 해리슨 카운티와 비슷한 대략 70% 백인 20%흑인 10% 히스패닉이라 생각하면 된다. 아시안이 배심원이 되는 경우는 0%다.  단순 수치상으론 백에 하나가 배심원 후보단(jury pool)에 포함될 수는 있지만, 한국회사가 피고사인 경우 그냥 스트라이크 당한다.  배심원 선정시 특별한 이유 없이 배심원에서 뺄 수 있는 장치를 peremptory challenge 라고 하는데, 맘에 안들면 뺀치를 놓는 장치다. 원고사 피고사 각 측에서 세명까지 이유없이 기피할 수 있다. 물론 인종이 그 이유가 되면 안되지만, 배심원 자르는 방법은 하늘에 별만큼 많다. 그래서, 아시안이 배심원으로 최종 선정되는 경우는 없다.  [Peremptory 는 퍼엠토리 로 읽는다. Preemptory (프리엠토리) 하고 다른 말이다. 주의하자. Per는 장음이다, 퍼어 라고 생각하자.]

동부지법에 속한 인구분포를 텍사스 인구분포하고 횟갈리면 정말 곤란하다. 텍사스는 남미인 40%로 백인의 41%로 거의 동일하다. 그 외 흑인 13% 아시안 5% 정도인데 (산수에 강하신 분들은 1%가 모자란다는 것을 눈치채셨을텐데, 그 1%는 기타에 속한다), Harrison County 하고 또 다르다.  

Harrison county 에 백인이 많아 동양인 피고가 승소하기 힘들다는 말이 있다. 사실이 아니다. 헛소문이다.  동양인 피고사가 이기기 힘들다는 말은 사실이지만, 백인이 많아 그렇다는 말은 허구다.  단순한 인구분포만 가지고 설명하려면 설명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  이 문제를 제대로 와까리마스하려면 왜 텍사스 서부지법에서도 많은 특허소송이 일어나는가를 고려해야한다.  텍사스 서부지법엔 오히려 남미인이 더 많은데.  그리고, 흑인도 엄청 많은데, 왜? 인구분포에 관한 정확한 통계는 필자가 가지고 있지 않다. 하지만, 동부지법엔 백인이 많고, 텍사스주 전체로 봤을 때 백인 분포가 50%를 넘지 않는다면 서부지법은 비백인이 과반을 훨씬 넘어야한다.  정확한 통계는 카운티 별로 따로 내서 집산을해야 하는데, 그럴 여력이 없다. ChatGPT도 모른다고 한다. ChatGPT가 모르는 것을 필자가 알고 있을 리가 없다.

여하튼, 백인이 많아 동양 피고사들의 결과가 안 좋은 것은 아니다.  Texas 사는 사람들의 정서가 그 이유라고 봐야 한다. Texas 엔 신앙심 깊은 크리스천이 많다. 뜬금없이 웬 종교 이야기?  자신의 삶 중에서 신앙이 중요하다고 하는 사람이 텍사스엔 60% 정도 된다.  미국 전체로 보면 대략 53%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텍사스는 그 보다 더 수치가 높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다.  (출처: Pew Research).  아울러 텍사스 주민의 77%가 크리스찬이다. 미국민 전체로 볼 때 그 수는 대략 63%-70%인데 반해 77%는 역시 유의미한 수치이다. 

필자가 경험한 Marshall 배심원들은 보통 고졸이며, 작은 자영업을 하거나, 작은 공장 또는 작은 사무실에서 일한다. 텍사스 전체로 보면 큰 회사, 큰 공장, 큰 정부 등에서 일하는 사람이 많은데, 마셜 배심원들은 그 반대였다. 작은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큰 조직에 대한 반감이 많다. 예를 들어 삼성, 엘지, 현대 등 큰 회사에 대해 이 곳 배심원들은 벌써 선입견이 있다. 이 커다란 글로벌 회사가 미국의 아주 작은 회사의 특허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면, 기독교인으로 떨치고 일어나 응분의 징벌을 가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정의다. 하나님은 배심단을 통해 정의 구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평결을 내리기 전에 기도를 하고, 마음에 거리낌이 없다면, 천만 불이고 일억 불이고 그 액수는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올바른 메시지가 전달되면 되는 것이다.  (참고로 배상 금액은 그 산정 방법이 복잡하면 안 된다. 아주 간단하게 해야 한다. 침해 한 건당 $10, 침해 제품 수는 1,000,000대, 고로 배상액은 $10,000,000 이런 식으로 계산해야한다.  제품의 시장가, 도매/소매 단가, 출시 연도, 유통 채널, 각 제품 당 사용된 기술 등 산정 방법이 심오하면 안 된다.)  

그래서 마셜로 마셜로 가는 곳이다. 특히 외국회사를 상대로 한다면, 이 곳의 신앙심 깊은 분들이 정의로운 평결을 내려줄 것이기 때문에. 아울러서 길스트랩 판사의 눈물 어린 헌신 또한 이곳에 녹아있는 것이다. 마셜지법을 특허 소송의 성지로 만들어 지역 경기에 이바지하고, 역사 속에 마셜지법의 이름을 남기는 것이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rocket docket 을 만들어 모든 특허소송을 8282 진행하고, no-nonsense 판결로 불필요한 motions practice 를 줄이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할진데, 특허 괴물이 마셜을 안좋아할 수 있겠는가?  가성비가 뛰어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