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pretation 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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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통역 현장에서 쌓인 실제 사례와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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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를 돋보기로

50줄에 들어서며 몸에 여러 가지 변화가 왔다. 그중 하나가 시력이다. 글씨가 작으면 눈에 잘 안 들어온다. 안 보이면 멀리 놓고 읽어야 한다. 그래도 안 보이면 불빛이 더 밝은 곳으로 그래도 안 보이면 글씨가 쓰인 종이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각도를 바꿔본다.
그러다 동생 병만이로부터 기발한 아이디어를 듣는다. 카메라로 찍어 키워보라고. "키우라니?" 확대해보란 이야기겠지. 여하튼 나이 차도 얼마 안 나는 동생이지만 표현력 하난 청춘이다.
카메라를 돋보기로 쓴다니, 대단한 아이디어다. 나처럼 필름을 카메라에 넣고 사용하던 사람은 사진기를 돋보기 대용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혼자 깨우칠 수 있는 그런 아이디어가 아니다. 사진은 늘 특별한 경우에만 찍었고, 한 번 찍은 사진은 소중히 간직했다. 초점이 안맞거나, 눈 감은 사진조차 소중히 간직해야 했던 시절의 사람인 것이다.
요즘 십대에게 필름 이야기하면 어리둥절해 할 것이다. 필름이 무엇인지 모를 테니. 비트, 바이트 등 데이타 이야기하면 말이 통할까. 예전엔 아날로그니 디지털이니 하며 세대를 나눈 적이 있는데, 이젠 폴더폰이니 스마트폰이니 하며 세대를 나눠야 하는 것 같다.
여하튼, 나이에 따라 굳어진 상식. 눈이 안보이며, 상식도 깨진다. 눈이 안보여, 지혜가 조금 자랐다고 해야하나? 시나브로 중년이 되며, 내가 진실이라 믿었던 것들, 내 어린 시절 상식에 속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본다.

2018년9월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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