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The Matrix: 더 메이트릭쓰)의 주인공 이름은 니오(Neo)다. 키아누 리브스(Keanu Reeves)가 니오로 나오는데, 명장면이 많은 멋진 공상과학 영화다. 시대 배경은 2199년. 인공지능의 컴퓨터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 컴퓨터는 인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인간은 인큐베이터라고 불리우는 캡슐 안에서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주입 받아가며 가상현실을 살아간다. 2199년의 인류는 컴퓨터에 의해 인큐베이터 농장에서 재배되며 컴퓨터를 위해 살아 가는것이다.
주인공 니오는 2199년 인류의 암담한 처지에서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이다. 그래서 니오는 "The One" 이라고 불리운다.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유일한 인간 니오는 더 원이다. 둘도 없는, 단 하나 밖에 없는 더 원. 영화 더 매이트릭쓰에 나오는 더 원은 인간 니오로서 인공지능에 의해 재배되는 인류를 구하기 위하여 하나밖에 없는 더 매이트릭쓰를 깨뜨릴려고 한다. 종국에는 더 매트릭스가 바로 컴퓨터의 인공지능임을 깨닫게 되고, 더 원 자신도 더 매이트릭쓰에 의해 재배되고 있다고 하는것을 깨닫게 된다.
장자의 제물론에 나오는 호접몽의 비유에서 장자는 꿈을 꾼다. 꿈속에서 자신이 나비가 되었는데, 그 때는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것을 몰랐다고 한다. 깨어나서 보니 꿈이란걸 알게 되었는데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나비가 장자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장자가 나비의 꿈은 꾸었는지 알수가 없었다고 한다. 여기서 장자는 주장한다, 바로 꿈과 현실의 구별은 다 부질없는 짓이며 나비가 자신이며 자신이 나비라는것을. 장자의 무위자연관은 더 매이트릭쓰에 나오는 장면들 처럼 꿈과 현실이 교차하고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꿈인지 혼란스러워 지며, 종국에는 꿈도 현실도 그 경계가 의미가 없어진다.
그놈의 the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다가 장자의 무위자연설까지 나오고 말았는데, 그 만큼 the 라는 정관사는 제대로 활용하기 힘들다. The 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The Matrix 의 로직이 무었인지, The One 은 과연 존재하는지, 장자의 꿈속의 그 나비(the butterfly)는 과연 장자를 아직도 꿈꾸고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
세상에 matrix (정확한 발음은 메이트릭쓰)는 여럿 존재한다. Matrix 란 숫자, 기호등을 가로, 세로로 나열해 놓은 행렬을 뜻한다. Matrix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근간(기본)이 되는것이다. 그러하기에 세상에 존재하는 프로그램 수 만큼이나 또는 그 이상의 숫자의 메이트릭쓰가 세상에 존재 하는것이다. 하지만, 그 많은 메이트릭쓰중에서도 의미를 가지는 메이트릭쓰는 단 하나 The Matrix가 된다. The Matrix 안에 다수의 작은 matrix가 존재하는것이다. 여기서 주인공 니오가 The Matrix 안에 존재하는것인지, 아니면 The Matrix 밖에 존재하는지는 The Matrix 4탄을 봐야 알 수 있을것 같다. (참고로 The One에서 One은 Neo의 또 다른 조합이다).
The 라는 정관사는 영어에서 자주 쓰이지만, 우리말로는 정확히 번역하기 힘든 단어 이다. 굳이 번역을 하라고 하면 “그”에 해당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일대일 번역은 사실 불가능하다. 문맥에 따라서 the의 의미가 달리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영어에서 한국어로 번역이 안되는 말은, 한국어에서 영어로는 더욱 안된다. 번역의 진실이다.
그놈의 the 때문에 한국인들이 미국 와서 물 많이 먹는다. 미국인들에게는 자연스러운 표현인데, 한국인에게는 무척 낯설다. 영한 사전을 뒤져봐도 the 라는 단어는 무척 많은 한글로 번역 된다. 여러개로 번역이 가능하다는 말은 여러개의 의미를 띈다는 말인데, 무슨 재주로 언제 어떡해 the 가 사용되는줄 다 알겠는가.
나도 그놈의 the 때문에 고생 참 많이 했다. 밤새워 글을 써 가면, 선생님은the 가 빠졌다고, 또는 the 가 들어 갔다고 빨간색 펜으로 박박 그어 대셨다. 무정한 선생님이셨다. 그렇게 박박 그어 놓으셔도 왜 그랬는지 이해를 못하였던 나는 한심한 학생이었다. 이제는 많은 세월이 흘러 the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제자를 사랑하는 선생님의 마음도 이제는 알 수 있을것 같다. The 를 이해하고 제대로 활용하기 까지는 참 많은 세월이 걸렸다. 공자왈 삼십이립이요 사십이불혹이라고 하였는데, 영어 공부 30년에 이제 겨우 the 를 깨우치기 시작한것 같다. 아마 40년 정도 공부하면 the에 대한 혼란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도 영어 공부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을 그대에게, the 에 관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한 말씀 올린다. The 란 유일 무이한 것, 확실한 것에 대하여서 활용한다. The matrix, the One, the butterfly등. The 가 빠진 명사는 여럿중의 하나, 불확실한 것을 뜻한다. Matrix, one, butterfly등은 별의미를 띄지 않는 단순한 단어일 뿐이다. The 와 합쳐 지는 경우에만 특별한 의미를 띄는것이다.
<꽃>
김춘수 님의 “꽃” 중에서
번역, 임종범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Before I called out its name
그는 다만
It was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but a sway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When I called out its name,
그는 나에게로 와서
It came to me
꽃이 되었다.
And became the flower
여기서 “꽃”이란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사물이 될 수도 있는것이다. 하지만 시인이 그 것을 “꽃”이라고 부르는 그 순간 그것은 “The Flower”가 된 것이다. 그 전에는 a flower, a person, a thing등이 될 수 있겠으나. 그 이름을 부르는 순간 유일무이한, 특별한 그 무엇이 된것이다.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고 해서 그 무엇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겠다. 이름없는 존재도 있으니까, 다만 이름을 불러 주었을때 그 존재는 이름을 부른 사람에게 의미를 띈다는 말이다. 나에게 유일무이한, 특별한 그 무엇은 the 라는 정관사를 붙여서 지칭한다.
동시통역사/ 미국변호사 임종범 (James Yim Vi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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