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 곱슬머리 개구쟁이 내 동생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개
엄마가 부를 때는 꿀돼지
아빠가 부를 때는 두꺼비
누나가 부를 때는 왕자님
어떤 게 진짜인지 몰라 몰라 몰라
앞에 나온 것은 우리에게 친숙한 조운파님 작사, 최종혁님이 작곡한 "내 동생"이라는 동요다.
여기서 내 동생은 곱슬머리다. 별명도 여러개다. 꿀돼지, 두꺼비, 왕자님 등등. 어떤 게 진짜인지 몰라도 내 동생을 지칭함은 틀림이 없다. 엄마가 꿀돼지라고 불러도 내 동생이요, 아빠가 두꺼비라고 불러도 내 동생인 것이다. [논리학*]
어떤 사물을 놓고, 또는 인물을 놓고 그 것을/ 그 를 무엇이라고 부르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현대 사회에서 이미지가 점점 중요하게 여겨지고, 포장이 내용물 보다 우선되는 풍조가 있음을 필자는 개탄한다. [시사*]
"나"의 본질을 추구하기 보다는 다른 이가 "나"를 무엇이라고 부르는지, 무엇이라고 보는지 등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질 때, 그 것은 내가 속물임을 나타내는 것인가? 아니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필연적인 것일까? 타인의 시각이, 타인의 표현이 "나"의 본질에 얼마 만큼의 중요함을 띄는 것일까? [철학*]
외국어를 사용할 때 늘 궁금한 것은 내 이름의 발음이다. 나의 한국 이름은 임종범. 하지만 이 것을 미국인에게 소개할 때 어떻게 발음을 해야 하는가? 원음으로 발음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 들이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영어화"를 해 주어야 하는가? [영어*]
미스터 김을 소개할 때는 "미스터 김"으로 소개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미스터 킴"으로 소개를 해야 하는가? 박은 "팔크"로 발음하는가? 이씨는 "리"씨로 발음 해야 하는가? [수수께끼*]
[*논리학, 시사, 철학, 영어, 수수께끼등 실로 여러 분야의 토픽을 다루는 임종범 통역사의 수퍼 버라이어티 토탈 엔터테인멘트 페이지를 찿아주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천재라고 부르셔도, 과대망상자라고 부르셔도, 철부지라고 부르셔도 좋습니다. 무엇이라 부르셔도 좋습니다, 다만 그대의 기억 한켠에 이 괴짜 통역에 대한 기억을 보관하는 서랍이 있다면, 그대에 의해 기억될 수만 있다면 그 것 만으로도 기쁘겠습니다.]
각자의 철학에 따라 원어 발음에 충실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영어화를 해서 불러주는 사람이 있다. 기실 김씨를 "킴"이라고 부를 때는 하나의 별명이 생기는 것이다. "김대박"이라는 사람은 하나지만 그를 부르는 이름은 여러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미스터 김을 미스터 킴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 사람의 본질이 달라진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를 부르는 이름이 하나 더 늘어난 것 뿐이다. "김"은 무조건 "김"[Giim]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번 고려해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어차피 이름이라고 하는 것이 상대가 나를 부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할 때, 그가 나를 부를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어화된 "킴"이라면 외우기도 쉽고 부르기도 쉽다. 하지만 "김"이라는 원어 발음은 알파벳에 익숙한 미국인에게는 무척이나 어려운 발음이다.
개구쟁이 내 동생이 꿀돼지도 되고, 두꺼비도 되고, 왕자님도 되는 것 처럼 미스터 김이 미국에 오면 미스터 킴도 되고 미스터 키임도 되는 것 같다. 이름이 어떻게 불리는지에 크게 연연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상대방이 나를 부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장치라면 불러주는 사람 입장에서 발음을 해 준다면 그 것이 오히려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고 하겠다. 그런 경우, 간혹, 원래 발음이 어떻게 되냐고 되 물어 오는 미국인이 있는데, 그런 뜻 깊은 이에게 제대로 된 발음을 알려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우리 성씨 중 십대 성씨의 영어 발음을 적어 본다:
김: Kim 킴, 키임
이: Lee 리
박: Park 팔크, 파크
최: Choi 초이
정: Chung 청
강: Kang 캥
조: Cho 초
윤: Yoon 윤, 유운
장: Chang 챙
임: Yim 임, 이임
보너스:
외환위기, 소위 IMF위기, 가 한창이던 90년대 말, 미국에서 달러를 많이 버는 한인 운동선수가 두 분 계셨다. 한 분은 박찬호, 다른 분은 박세리. 박찬호씨는 그의 성을 영어로 Park 라고 썼는데, 박세리는 Pak라고 썼다. 그 때 교포들이 이해하기로는 박찬호의 성에서 알을 떼니까 박세리가 되는구나 하고 이해했다.
동시통역사/ 미국 변호사 임종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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