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버려 두면 될 일을 공연히 건드려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를 비유하는 우리말 속담이다. 부스럼의 또 다른 말은 종기, 뾰루지 등이다. 이와 비슷한 영어 속담이 여럿있다. 우선 나열해 본다:
1. Leave well enough alone
2. Let sleeping dog lie
3. You should not bring a hornet's nest about your ears
4. You don't want to open the Pandora's box
5. Don't go looking for trouble and make things worse
6. Why are you borrowing trouble
7. Don't wake a sleeping wolf
8. If it ain't broke, don't fix it
미국인은 창의력이 뛰어나다. 20세기 들어서 만들어진 많은 발명품은 미국인이 발명하였다. 전기, 전화, 인터넷, 디즈니랜드, 할리우드 등 창의력이 돋보이는 많은 것이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창의력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함을 뜻한다. 또한 있던 것을 없애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도 포함한다. 이런 창의력이 미국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고, 미국민을 대표하는 국민성이 된것이다.
창의력의 반대 개념은 구태의연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의 것을 답습하며 변화를 거부하는것. 영어로는 anachronism (아나크로니즘) 이라고 한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뜻이다. 시간은 오늘에서 내일로 흘러야 정상인데, 아나크로니즘은 어제로 돌아가는 경우를 뜻한다. 네이버 사전에 보면 아나크로니즘은 "시대착오"라고 표기 되어있다. (우리말 발음 표기하고 원어하고 완벽하게 그 소리가 맞아 떨어지는 단어다. 대체적으로 영어중에 어원이 그리스어가 되는 경우, 한글로 그 소리를 쉽게 표기할 수 있다. 흥미로운 현상이다.)
어떤 조직에서도 그 조직을 끌고 가는 사람은 5%에 불과 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5% 를 모아서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도 역시 그 중 5%만이 조직을 끌고 간다고 한다. 신기한 사회 현상이다. 개미 사회를 보아도 역시 5%의 룰이 적용된다고 한다. 미국인이 창의력이 뛰어난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미국인이 다 그렇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겪어 본 많은 미국인은 창의적이기 보다는 실용적이고 편안하기를 원하는 사람이었다.
실용성을 추구하고 편안함을 원한다고 해서 그것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창의력은 일상을 타파함에서 온다고 하는것이다. 새로움을 만나기 위하여서는 일상에서 벗어나야 하며 습관을 깨뜨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긁어 부스럼"이라는 개념은 실용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적용되지만 도전과 창조를 꿈꾸는 사람에게는 적용될 수 없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보자. 이제까지 편하게 사용하던 영어 표현이 있다면, 새로운 표현을 써보자. 매일 같은 식당에서 같은 음식을 시켜 먹었다면, 이제는 다른 장소 다른 음식을 먹어보자. 후회할찌라도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보자. 벌집을 귀에 대 보고, 잠자는 개를 깨우자. 고생길이 훤 해도 유학을 떠나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말을 해 보자.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보자. 평범을 거부하는 5% 가 되자.
동시통역사/ 미국변호사 임종범 (James Yim Vi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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