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포지션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은 "잘 모르겠다"다. 문제가 많은 표현이다. 잘 모른다고 증언을 하는 경우, 과연 증인은 아는 바가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한국어 특유의 모호성이 영어로 통역 되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예:
질문: 이 문서는 누가 작성한 것입니까?
답변: 잘 모르겠습니다.
질문: 아는바가 무었입니까?
답변: 아는바가 없습니다.
질문: 잘 모른다고 답변하지 않으셨습니까?
답변: 네.
질문: 그럼, 다는 몰라도 조금은 안다는 말씀이지요, 그렇지요?
답변: 잘 모른다는 뜻입니다.
질문: 조금도 모른다는 뜻입니까?
답변: 그렇습니다.
분석:
잘 모른다고 하는 말에는 조금은 안다고 하는 의미가 함포 되어 있다. 그래서 공격 변호인은 증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의 경계가 어디인지 확인하기 위하여서 추가 질문을 한 것이다. 추가 심문 결과 증인은 아는바가 전혀 없다고 하는것이 밝혀졌다. 여기서 문제는, 증인의 원래 답변 "잘 모르겠다"고 하는것이 "조금도 모르겠다"라고 하는 답변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증인의 신뢰성에 금이 가는 것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배심 재판이 열리는 경우, 증인이 거짓말장이라고 공격이 몰고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는 위험한 상황이다.
예문에서 증인이 처음부터 "모르겠습니다"라고 밝혔다면 문제가 없는 대목인데, "잘" 이라고 하는 말을 곁드리는 바람에 문제가 생긴것이다. 모르면 모른다고 증언하자. 잘 모른다 라고 하는 표현은 문제가 있는 표현이다.
(참고: "잘 모르겠다"의 올바른 통역은 "I am not sure" 다. 이것을 "I don't know well"이라고 통역한다면, 상당히 어색한 통역이 된다.)
특허분쟁 전문통역사/ 미국변호사 임종범 (James Yim Vi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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