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포지션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다. 또한,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영어로는 "Do you recognize...?"다.
주로 문서를 증인에게 보여주고 제일 먼저 물어보는 질문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우선 예를 든다:
예1: (이의생략)
질문: 증인은 서울에 가 보신적 있나요?
답변: 아니요.
질문: 서울에 가면 남산이라는 산이 있습니다. 가보셨나요?
답변: 아니요.
질문: 남산에 가면, 남산 타워가 있습니다. 보신적 있나요?
답변: 아니요.
질문: 남산 타워에 올라가면 관광 전망대가 있는데, 올라가 보셨나요?
답변: 아니요.
질문: 관광 전망대에 올라가면 멀리 송악산과 인천항까지 보이는데, 그걸 아시나요?
답변: 네.
질문: 어떻게 아시지요?
답변: 저희 집사람이 갔다 왔습니다.
질문: 부인 께서는 어떤 말씀을 하셨지요?
답변: 관광 전망대는 높아서 그곳에서 송악산, 인천항은 물론 평양의 주체탑도 보이고, 부산의 광안대교도 보인다고 말하였습니다.
질문: 남산타워의 관광 전망대에서 정말 평양의 주체탑도 보이고, 부산의 광안대교도 보입니까?
답변: 네.
질문: 그것을 어떻게 아시죠?
답변: 우리 집사람은 나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분석:
증인의 증언 내용은 증거 능력이 없다. 자신이 직접 가보지 않았고,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인의 증언은 간접적인 체험을 토대로 한 증언이다. 이러한 증언을 미국 법정에서는 히얼세이(hearsay)라고 분류하여 증거 능력이 없다고 간주한다. (히얼세이는 우리말 "전해 들은 말" "전문傳聞" 에 해당한다. <더욱 적절한 번역은 "간접 증거"가 되겠다>. 미국 법원의 전문과 관련된 규칙은 상당히 까다롭고, 예외도 많다. 미국 법대에서는 전문규칙(hearsay rule: 전문증거 배제 규칙) 학습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인다.)
이번에는 증거 능력이 있는 증인의 증언을 예로 든다.
예2: (이의생략)
질문: 증인은 서울에 가보신적 있나요?
답변: 예.
질문: 서울에 가면 남산이라는 산이 있습니다. 가보셨나요?
답변: 예.
질문: 남산에 가면, 남산 타워가 있습니다. 보신적 있나요?
답변: 예.
질문: 남산 타워에 올라가면 관광전망대가 있는데, 올라가 보셨나요?
답변: 예.
질문: 관광 전망대에 올라가면 멀리 송악산과 인천항까지 보이는데, 그걸 아시나요?
답변: 예.
질문: 어떻게 아시지요?
답변: 제가 직접 봤으니까 알지요.
질문: 관광 전망대에서 또 무엇이 보입니까?
답변: 관광 전망대는 높아서 그곳에서 송악산, 인천항은 물론 평양의 주체탑도 보이고, 부산의 광안대교도 보입니다.
질문: 확실하십니까?
답변: 네.
질문: 어떻게 아시지요?
답변: 제가 직접 봤으니까 알지요.
분석:
증인의 증언은 증거 능력이 있다. 여기서의 증인은 본인이 직접 가서 본 것에 대한 증언을 했으므로. 물론, 증인이 제대로 보았는지는 또 다른 문제이다. 이순신 동상을 주체탑으로 잘 못 본 것인지, 올림픽대교를 광안대교로 보았는지 등의 문제는 또 다른 문제이다. 증언의 진실성도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1번 예에 나온 증인과 2번 예의 증인은 그 증언의 무게가 다르다. 1번 예의 증인은 남산타워 관광 전망대에서 무었이 보이는지에 대한 증언을 할 자격이 안되는 사람이다 2번 예의 증인은 증언할 자격이 된다.
[본문]
"알아 보시겠습니까?" 하고 물어 볼 때는 증인의 자격을 묻는것이다. 답변에 따라서 경우의 수를 분류 해 본다:
(1)
질문: 증거물 3번으로 마킹된 문서를 알아 보시겠습니까?
답변: 예. 알아 보겠습니다.
자격이 되는 사람이다. 이제는 문서에 대한 질문을 하여도 좋다.
(2)
질문: 증거물 3번으로 마킹된 문서를 알아보시겠습니까?
답변: 아니요. 알아 보지 못하겠습니다.
자격에 문제가 있다. 알아 보지 못하는 이유를 확인해야 한다 (글씨가 너무 작다거나, 잘못 복사 되었거나, 있어야 할 앞장이 없다거나 등등). 30(b)6 증인으로서 알아 봐야 하는 문서라면, 증인이 잘못 지정된 것이다. 새로운 증인을 요구할 권리가 공격측에 생긴다.
(3)
질문: 증거물 3번으로 마킹된 문서를 알아보시겠습니까?
답변: 어디서 본듯 한데, 확실하지 않네요.
자격에 문제가 있다. 확실하지 않은 이유를 확인해야 한다. 문서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을 할 수 없는 경우, 증인이 잘못 지정된 것이다. 새로운 증인을 요구할 권리가 공격측에 생긴다.
(4)
질문: 증거물 3번으로 마킹된 문서를 알아보시겠습니까?
방어: 오브젝션. 범위
답변: 아니요. 알아 보지 못하겠습니다.
범위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증인이 알고 있어야 하는, 지정된 범위에 속하는 문서라면, 증인이 잘못 지정된 것이다. 하지만, 지정된 범위를 벗어나는 질문이라면, 문서에 대한 추가 질문은 의미가 없다. 새로운 증거물을 제시해서, 지정된 범위 안에서 질문해야 한다.
어떤 증거물에 대하여서 "알아 보시겠습니까?" 하고 질문하는 것은 공격의 기본이다. 증인의 자격을 우선 결정하고 질문을 해야 한다. 증인의 자격이라는 말을 뒤집어 놓고 보면 증언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전문傳聞 지식만을 가진 사람에게는 질문을 할 수 없는것이다.
"알아 보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은 근거 질문(foundation question)이라고도 부른다. 질문할 수 있는 근거를 설정한다는 뜻이다. 오브젝션 중에 "근거 결여 (lacks foundation)"라는 오브젝션이 있는데, 이러한 근거가 설정되지 않은 경우에 적용한다.
예3:
질문: 증거물 3번을 드리겠습니다.
답변: 네.
질문: 한국전자는 왜 증거물 3번을 작성한 것입니까?
방어: 오브젝션. 근거 결여. 미입증 사실 가정.
답변: 질문이 이해가 안됩니다.
질문: 증거물 3번은 무었입니까?
답변: 2009년 1/4분기 마케팅 전략이라고 쓰여져 있네요.
질문: 한국전자는 왜 2009년 1/4분기 마케팅 전략을 작성한 것입니까?
방어: 오브젝션. 근거 결여. 범위. 미입증 사실 가정.
답변: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 주시겠습니까?
질문: 증인은 증거물 3번이 무었인지 알아 보시겠습니까?
답변: 아니요.
질문: 2009년 1/4분기 마케팅 전략입니다, 그렇지요?
방어: 오브젝션. 범위. 유도 질문.
답변: 그렇게 여기 적혀져 있기는 합니다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질문: 왜 확실하지 않다는 말씀이지요?
답변: 저는 발명가입니다.
분석:
공격은 지금 생뚱맞은 질문을 하고 있는것이다. 발명가에게 왜 마케팅 전략에 대한 질문을 하고자 하는것인가? 아마, 증거물 내용 중 발명에 관한 언급이 있고, 또 그 내용이 공격에 유리한 내용일 것이다. 그래서, 공격이 원하는 답변은 "2009년 1/4분기 마케팅 전략"은 한국전자에서 작성 하였고, 그 내용은 정확하다는 그런 답변이 되겠다. 하지만, 방어의 적절한 이의제기를 통해 근거가 결여된 질문, 범위를 벗어난 질문이라는 것을 증인은 알고 있다. 증언의 의무가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사실이 그렇다, 발명가가 나서서 마케팅 전략에 대한 증언을 해 줄 의무는 없는 것이다. 본인이 직접 작성한 내용도 아니고, 본인이 속한 부서에서 사용하는 자료도 아닌데 무슨 재주로 그 내용에 대한 증언을 할 수 있겠는가. 증언을 한다고 해도 그 때는 회사 대표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서, 전문傳聞 내용에 대한 증언을 할 뿐이다. 이러한 증언 내용이 방어 회사에 불리한 증언이 되는 경우, 히얼세이 규칙을 적용해 증언 내용을 배제하면 된다.
특허분쟁 전문통역사/ 미국변호사 임종범 (James Yim Vic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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